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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 : 파티마 - 파티마 대성당 1/2 /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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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방에 5유로의 팁을 두고 짐을 챙겨 나왔다. 원래 코임브라를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게 되면서, 여행 계획을 완전히 흔들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결제완료한 1박의 예약을 취소했다. 그게 아마 도착 하루 전이었다. 그리고 같은 호텔에서 그 뒷 날짜로 예약을 다시 잡았더랬다. 예를 들자면, 20일에 도착하는 걸로 예약 및 결제가 끝난 상황에서, 19일에 예약을 취소한 것. 그리고 21일부터 4박의 예약을 다시 잡았다. 어느 호텔이든 도착 하루 전에 취소를 하면 예약할 때 등록한 신용카드에서 숙박료의 100%가 빠져나간다.


여튼, 그리하여 나는 4박을 했다. 내가 취소했던 그 예약은 역시나 환불없이 신용카드에서 결제가 되어 버렸지만, 그나마 큰 돈이 아니라서 버리는 셈 치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그러나 데스크에 가서 정산을 하니, 젋은 친구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저씨가 당신은 이미 하루 분 숙박료를 지불해서 3박 숙박료만 받으면 된다고 했어요."


감동이었다. 돈 자체는 큰 돈이 아니었는데,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하고서 호텔을 나왔다.


내가 묵었던 호텔 이름은 Hotel Pao de Acucar 이다. 포르투에 온다면 숙소로 이 호텔을 적극 추천한다. 리베르다드 광장 또는 포르투 시청에서 매우 가까워서 위치가 매우 좋은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다. 물론 호스텔보다는 비싸지만 조용히 있고 싶다면 이 가격에 이 곳만한 호텔이 없다. 호텔 자체는 올드하거나 앤틱한 느낌이 있지만, 이는 선호의 문제이다. 등급은 3성이고, 조식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괜찮은 편이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짐을 챙겨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그리고는 포르투에서 출발하는 파티마행 버스표(17유로)를 샀다. 알고보니, 리스본으로 가는 버스가 파티마에 들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브라가에서 봤던 형광바람막이 친구가 같은 버스를 타더라. 아는 체 하기에는 좀 애매해서 창 밖을 보면서 그냥 모른 체 했는데, 그도 그냥 지나가더라.


파티마에서 짐을 챙겨 내렸다. 비수기라 그런지, 매우 한가했다. 나는 버스 매표소로 가다가 짐을 맡겨달라 했다. 마치 경찰관처럼 생긴 아저씨는 좀 귀찮다는 표정으로 2.45유로를 받고 내 캐리어를 맡아주었다.


일단 파티마 버스 터미널 역 밖으로 나섰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전혀 모르겠더라. 일단 터미널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서 걸었다. 잠깐 걸었는데, 대성당 같은 건물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침 그런 나를 택시기사들이 눈치채고 물었다, 어디가느냐고. 그냥 No, Thanks. 라고 이야기하고서는 가던 길을 걸었다. 그런데, 뭔가 거대한 구조물이 나타났다. 아무리봐도 성당처럼 보이지는 않는.



마치 UFO처럼 생긴 구조물

사진은 별로 안 커 보이는데, 어마어마하게 컸다

그리고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세계에서 4번쨰로 큰 '성 삼위일체 성당(Igreja da Santíssima Trindade)'임을



성 삼위일체 성당을 우측에 두고 좁은 사잇길로 걸어가니

어마어마하게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축구장 여러 개는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파티마 대성당(Our Lady of Fatima Basilica)'

'바실리카(Basilica)'는 교황에 승인 하에 성지 등에 쓸 수 있는

대성당보다 높은 등급의 성당을 말한다



광장의 '예수성심상(Sacratissimum Cor Jesu)'

예수가 사진처럼 팔을 벌린 모습은

인류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데

이를 우리나라말로는 '성심'이라 표현한다



파티마 대성당과 그 옆으로 펼쳐진 회랑의 위엄

거대했다, 그러나 위압감 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지은지 얼마 안된 거 같은데, 1953년에 완공되었댄다



성당의 왼켠에서 왼쪽의 회랑을 내려다 보았다



특정한 날이 되면 이 넓은 광장에 사람이 꽉 찬다고 한다

그리고 오른편에 있는 작은 건물은 실제로 성모마리아가 발현한 곳

현재는 그 곳에 작은 예배당(성모 발현 소성당)을 만들어 놓았다



성당을 중심으로 양 옆의 회랑에는 그리스도가 받은 핍박과 수난을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나는 성경을 읽어보질 않아서 그냥 그림처럼 봤다



회랑에 그려진 예수의 핍박과 고난 중 하나

십자가에 못박히는 예수



회랑에 살짝 들어가보니

살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유리창이 큰 복도를 걷는 것과는 다르더라



성당이 가운데에 있고 양 옆으로 부드러운 곡선이

광장을 끌어안는 형태로 디자인되었는데

부드러운 돌 색깔과 어울려 편안한 느낌이었다



성모 발현 소성당을 바라보고 있는

두 목동의 조각



그리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미사 중이라는 팻말이 출입문 앞에 있었고, "관광객은 입장을 삼가해주세요" 라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들어가질 못하고 밖에서 5분 정도 기다렸다. 그런데 내 옆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처음에는 카톨릭 신자들인 줄 알았는데, 손에 카메라를 든 사람을 보고서는 '관광객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조용히 들어가서 뒤쪽 구석에 서서 잠깐의 미사를 지켜보았다. 미사는 5분 정도 후에 끝나더라. 예전에 크로아티아 여행할 때, 우연히 들른 자그레브 대성당에서도 미사를 1시간 동안 봤었는데, 여기서도 보게 되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미사가 끝나자 성당은 관광객에게 개방되었다

이 곳의 느낌은 다른 성당과는 달랐다

전통적인 양식 같지만, 엄청 세련되었다고 할까?



미사가 끝난 이후, 어떤 분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같은 장면을 포르투에서도 봤었지



예배당 양 옆으로 배열된 채플은 비슷한 모양이었다

여러 개가 있었는데, 로사리오를 위한 기도라고 한다



파티마에서 성모를 접한 세 명의 목동 중

한 명인 마르코의 묘



중앙 제단의 모습

엄청 공들인 느낌이었다



중앙 제단

종교적 의미를 두지 않고

예술로 봐도 너무 아름다웠다



중앙 예배당의 뒷 켠은 파이프 오르간이 가득 차 있었다



중앙 제단

보통 십자가가 있어야 할 곳에는

세 목동에게 발현한 성모마리아의 그림이 있었다



궁륭이라고 하나? 천장에 있는 조각도

매우 아름다웠다


그리고 제단 앞에 있던 성모 마리아

또는 로사리오의 성모



이 곳에서 성모 발현을 직접 목격한 세 명의 아이 중 두 명의 무덤

한 명(히야친타)은 오래지 않아 죽었으나

루시아는 수녀가 되어 92세의 일기로 지난 2005년에 사망하였다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의 모습



모던하고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의 대성당

여태 봐왔던 다른 성당들에 비해 위압감이 없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



성당 입구에 있는 성수 그릇

화려한 색깔의 돌로 조개를 그려놓았다

나는 냉담자이지만 그래도 성수를 찍어 성호를 그었더랬다



언젠가 이 곳에 또 올 수 있을까?

아쉬운 마음에 나가다가 뒤돌아 담은 한 컷



광장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사용하는 야외 제단

저기서 미사를 집행하는 신부는 전율이 일겠다, 싶었다



그리고 방명록이 있어, 한글로 흔적을 남겨놓았다

비수기라 그런지 한국인이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