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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2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 - 화산지형 탐방, 달분화구(Craters of the Moon) / 201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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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달분화구는 정말 우연히 찾은 곳이었다. 사전에 이 곳에 대한 정보는 전혀 입수하지 못했고, 그저 타우포 호수를 본 다음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그저, 숙소가 있던 방향인 북쪽으로 차를 돌려서 얼마인가를 가다가 표지판이 보여서 찾은 곳. 그리고 만약에 BJ가 후카폭포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엽서를 사지 않았더라면, 표지판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을만한 곳. 개인적으로는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


달분화구라는 이름은 이 곳의 드라마틱한 지형 때문에 붙은 별명인 것 같았다. 화산지형에, 유황 냄새가 가득한 연기가 가득해서 당장이라도 마그마가 땅 위로 올라올 것만 같은 곳.



달분화구의 매표소이자, 입구이자, 기념품 가게

폐장까지 1시간이 남은 상태에서 입장, 입장료는 6달러였다

원래 가려고 했던 와카레와레와(Whakarewarewa)에 비하면 저렴했다



달분화구라 불리는 이 곳은 화산지형이었다

저 흰 연기는 폴리네시안 스파에서처럼 유황연기였고

이 지형 자체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지형이라 엄청 신기했다



우리는 세렝게티 초원의 하이에나처럼

어슬렁어슬렁 길을 따라 걸어갔다

폐장 무렵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런 모습들은 사실 평범했다

관목이 있는 언덕과 우리나라에는 없는 듯한 풀들

이름이 왜 달분화구인지는 아직까지는 감이 잘 안왔다



가다보니 땅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한군데가 아니라 여러 곳에서 나니까 신기했다

유황냄새가 진동하는 건 물론이었다



각자의 카메라로, 휴대폰으로 사진을 담았다



이런 모습을 보니 뉴질랜드가 화산지대에 위치해있고

실제로 지진 등의 지각변동이 잦은 곳이라는 게 실감났다

뭔가 달분화구라는 이름이 약간은 이해될 것 같기도 하고



전망대가 있어, 배경과 함께 JS와 BJ의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친구들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었다

아마도 비가 그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신났던 모양이었다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JS

신났는지, 한동안 엄청 뛰어다녔다



안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연기의 양은 많아지고 경치는 더 멋있어졌다



맨 땅이 드러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 땅이 불룩불룩하면서 움직여서 신기했다





문닫기 1시간 전에 들어와서리,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서둘러서 걷다보니 먼저 들어간 사람들을 추월하고 있더라



마치 연기같기도 하고 구름 같기도 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봐도봐도 마냥 신기하고 신비로웠다



둘러보면 비슷비슷한 그게 그 풍경이지만

이 곳의 묘한 매력은 자꾸 사진을 찍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같은 곳을 보며 걸어가는 BJ와 JS



이 곳은 발을 잘못 딛으면 화상을 입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땅이 푹 꺼지는 곳이 있어

사진처럼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A Big Hello!



JS



이걸 좌욕이라 해야하나

보면서 엄청 웃었다



이 곳은 연기뿐만이 아니라, 땅에서 올라오는 열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이 땅 아래에 마그마가 있다는 상상을 하니 조금 오싹해졌다



JS



BJ



얼마인가 가다가 큰 구덩이를 만났는데

저 가운데 라떼 색깔의 땅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자욱한 연기에,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기분이었다



이 구덩이 때문에 달분화구(Craters of the Moon)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크레이터(행성 표면의 원형 상처)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정말 신기한 건, 저 곳에 사는 식물들이었다

굉장한 생명력을 지닌 듯하여 경이로웠다는



그저 평화로운 풍경



안으로 들어갈수록 중심부로 가는지 유황 연기는 점점 더 짙어졌다

순간적으로 앞이 안보일 정도였음



탐방로 곳곳에는 이런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연기에 화상을 입습니다, 라는 경고문과

해골 모양이 특이해서 한 장 담았다



이 곳도 그렇지만, 뉴질랜드는 나라 전체가 대자연이라서

인간이라는 게 얼마나 작고 미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았다

이런 풍경을 마주하니,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걷고



사진찍고



또 걷고



문득 친구들의 모습을 앞에서 잡아보고 싶어서

앞으로 뛰어나가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내 쪽으로 뛰어오려는 순간



하지만 나는 앞으로 더 도망가서

기다리면서 몇 컷의 셔터를 눌렀다



아까 봤던 달분화구처럼 움푹 패인 곳이 한군데 더 있었다

아까만큼 감동이 크진 않았지만, 충분히 멋있던 풍경

연기는 여기가 가장 자욱했던 것 같았다



저 아래의 물과 모래는 보글보글 끓고 있어서

문득 계란을 쌂아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더랬다



아까는 그렇게 비를 퍼붓던 하늘 저쪽에

먹구름 사이로 살짝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가

이내 또 가려졌다



한동안 사진기는 내려놓고 걷기에만 집중했다

출구(입구와 동일)가 가까워지고 있는 길



아마도 우리나라에는 없을 것만 같은 신기한 식물

말린 오징어채 같기도 하고



마지막 풍경

마치 연기가 잘가라며 인사해주는 것만 같은



달분화구(Craters of the Moon)의 표지판

후카폭포와 타우포까지 왔다면 이 곳은 정말 와볼만하다

사전에 정보가 없어서 더 멋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달분화구로 올 때 봤던 나무가 잘려나간 곳을 지나서 오클랜드로 향했다

돌아오는 시간만 약 5시간 가량 걸리는 먼 거리였다

오늘 운전만 10시간 정도 한 JS는 상당히 피곤해 했다



그래서 다들 피곤해서리 숙소로 돌아와 바로 꿀잠



짧게나마 뉴질랜드 북섬 여행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가 이 달분화구였다. 뉴질랜드는 나라 전체가 대자연이라 그 곳에 있기만해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화신지형이기 때문에 뭔가 조금 더 특별했다. 정말 존경스러웠던 것은 이들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였다. 무슨 말인고 하니, 매표소에 있는 기념품 가게 외에는 반경 1Km 안에 잡상인이나 음식점이 전혀 없었다. 아니, 심지어는 건물도 없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온갖 잡상인과 상점과 음식점으로 도배가 되었을텐데, 이들의 이런 태도가 너무 부러웠다. 많이 성숙되었다고 느꼈다.


여튼, 우리는 내일 새벽에 남섬에 있는 퀸즈타운으로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는 부디 날씨가 쾌청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