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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핀란드

핀란드 여행 - 헬싱키에서 투르쿠로 기차타고 이동, 그리고 투르쿠 성 가는 길 /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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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오멘리나 요새를 마지막으로 헬싱키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늘 우리는 헬싱키를 떠나, 며칠 간 '투르쿠(Truku)'와 '탐페레(Tampere)'를 들렀다가 다시 헬싱키로 돌아올 예정이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창 밖으로 날씨를 확인하니, 마치 영국마냥 회색의 단색 구름이 하늘에 끝없이 펼쳐져 있던 흐린 날씨. 상당히 굵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느즈막히 일어나 조식을 먹고, 짐을 정리했다. 체크아웃을 하고 한 손에는 캐리어를,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헬싱키 중앙역으로 향했다. 기차표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갔기 때문에 바로 플랫폼으로 가 열차를 잠시 기다렸다.  



헬싱키 중앙역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이내 기차를 탔다

기차의 시설은 상당히 좋았고, 왼편에 보이는 보관함에

나와 HJ 2개의 캐리어를 넣었다

(유료는 아니었지만, 50세트 동전이 필요했다)



우리가 탔던 헬싱키를 출발해

투르쿠로 가는 열차 안의 모습

우리나라와 상당히 흡사했다



객실 안에는 쓰레기 봉투와

콘센트가 잘 구비되어 있었다



기차가 헬싱키 기차역을 출발하기 직전

난 아직 KTX를 한 번도 못 타봤는데

이탈리아도 그렇고, 외국 기차는 잘 타고 다니니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우리는 기차를 타고 헬싱키에서 '투르쿠(Turku)'로 이동했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열차에 따라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어, 열차를 잘 확인하고 표를 예매해야 한다. 예매는 핀란드 기차 예매 사이트인 https://www.vr.fi 에서 진행했다. 프로모션 티켓 가격은 편도 1인당 9.99 유로였지만, 우리가 기차표를 예약할 때는 그 티켓은 매진되서 정상가인 17유로에 예약했다. (1인당 편도 세금 포함한 가격)


기차는 굉장히 편안하고 아늑했다. 우리나라의 지하철보다 더 조용했고, 더 부드러웠다. 가는 동안의 풍경은 참 멋져서, 높이 솟은 나무들이 있었고, 마치 목초지처럼 잘 다듬어진 곳도 있었다. 한편 생각 외로 공장이 많이 있어서 핀란드가 공업국가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다. 사진을 찍을까하다가 유리에 반사광이 심해서 그만두었다. 그렇게 창 밖을 보면서, HJ와 이야기를 하면서 이동하니, 금방 한 시간 반이 지나가버려 투르쿠에 도착했다.


우리의 투르쿠 숙소는, 기차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쿠물루스(Cumluls)' 였다. 헬싱키에서 쏟아지던 비는 다행히도 그쳐 있어서 헬싱키보다 훨씬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HJ가 멀다고 투덜대길래, 엄청 방어를 해야 했다.


체크인을 하고, 잠시 여기저기 찾아보니, 내일 투르쿠 성이 휴관이라는 날벼락 같은 소식에, 부랴부랴 HJ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성까지 버스를 타고 가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구글 지도에 버스 정보가 나타나지 않아서, '아우라강(Aurajoki)'을 따라 그냥 걸어갔다. 약 25분 정도 소요되더라.



핀란드 투르쿠, 아우라강의 풍경

솔직히 그냥 평범했다



아우라 강 양 옆으로는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운항하지 않고, 레스토랑으로

개조되어 쓰이는 녀석들도 있는 듯 했다



만약 버스를 탔다면 담지 못했을 모습이지 않으려나?

혼자 여행 다닐 때는 최대한 많이 걸으려 했는데

HJ와 여행을 다니면서는, 적절하게 타협을 하고 있다



여행을 다녔던 다른 유럽의 유명한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현대화 된 느낌이 났던 투르쿠

그래서 그런지 오로라 강의 모습도 평범했다

게다가 아직 겨울이라서 더 그런 느낌이었다



사진찍는 HJ



오로라 강의 건너편

강의 너비는 그리 넓지 않아서

우리나라의 하천 같은 모습



뒤뚱뒤뚱 걸어간다



그리고 레스토랑으로 영업하는 듯 했던 배

연어(?)처럼 보이는 거대한 조형물이 있었다



걷다보니 관목과 나무들이 나왔는데

관목의 나뭇가지 끝에는 이렇게 봄이 오고 있었다

조금 더 따뜻해진 다음에 왔다면

더 활기찰 것 같은 핀란드, 그리고 투르쿠



핀란드 투르쿠 오로라 강변의 모습

그리고 그 길을 걷는 HJ



마치 다정한 아빠와 딸처럼 보이던

도로 위 안내 표식



투르쿠는 헬싱키에서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옛 핀란드의 수도이기도 하다. 그리고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도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통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핀란드의 전통 건축물은 우리나라처럼 목조 건축물.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보다 나무의 비중이 더 높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이 나라의 전통 건축물은 우리나라의 그것처럼 화재에 취약한 게 특징인데, 이 지역이 겨울에 혹독하게 추우니까 불을 더 많이 쓸 수 밖에 없어서 화재에 소실된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엄청나게 추운데, 현대적 건물이 단열이라든지 여러 부분에서 더 개선되어 있어, 오래된 건물을 현대적 건물로 빠르게 교체한 것처럼 보였다. 마치 우리나라가 그러했듯이.


그렇기 때문에 투르쿠 성이 더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역사를 안고 있으리라 막연하게 상상했던 투르쿠는 현대화 된 모습이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