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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핀란드

핀란드 여행 - 투르쿠에서 탐페레로, 그리고 사진 없는 무민 밸리 후기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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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투르쿠(Truku)'를 떠나, '탐페레(Tampere)'로 이동하는 날이다. 어제 오후에는 휴식을 마친 HJ와 함께 투르쿠 카우파토리 광장 근처에 있는 상점가를 돌아다녔다. 상점에 가벼운 마음으로 간다고 생각해 카메라를 두고 나갔는데, 덕분에 몸이 가벼워 편하게 구경하고 왔지만, 또 그 덕분에 사진이 남아있질 않다.


아침식사를 한 후에 조금 여유가 있어, HJ를 데리고 짧은 산책을 다녀왔다. 숙소에서 투르쿠 대성당 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아주 짧은 코스였다. 어제 HJ가 숙소에서 쉬느라고 둘러보지 못한 곳을 이렇게나마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름의 방식으로 투르쿠와 작별인사를 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탐페레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투르쿠를 떤 탐페레로 떠나는 날인데

날씨가 참 이렇게도 짖궂을 수가 있나!

이렇게 파란 하늘을 빼꼼 보여주다니!



어제만 해도 잔뜩 흐렸던 아우라 강인데

오늘 아침은 청명한 하늘에 흩뿌려지는 햇살을

마치 자랑하듯 반짝반짝 튕겨내고 있었다



날이 바뀌어도 여전한 아우라 강변의 한적함

날씨가 너무 좋아서 탐페레로 가는 일정을 바꿔

하루 더 머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맑은 하늘의 투르쿠는

흐리멍텅했던 어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여행의 80%는 날씨라고 그러더니ㅋ



우리는 그렇게 나름의 방식으로

투르쿠와 작별인사를 했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간단하게 채비를 마치고 숙소를 나섰다. 체크아웃을 하고, 며칠 전 캐리어를 끌고 걸었던 길을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투르쿠 기차역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였는데, 이상하게도 지난 번에 걸었을 때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HJ에게 물어봤더니, 그녀 역시 그렇다고.


우리는 투르쿠 역에서 탐페레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리고 탐페레에 내려서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맨 처음으로 간 곳이 이 곳이었다. 무민 밸리.



우리의 숙소는 시내 중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무민 밸리까지 오는데 버스를 탈 수 밖에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바라본 모습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다



무민 밸리 정원에 있는 조형물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서 그런지

조각조각이 더 처량하게 느껴졌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본 무민 밸리

실제로 들어가보니 1~2층은 다른 박물관이었고

지하 1층만 무민 밸리였다

Muumilaakso/Moomin Valley



건물 한 켠에 세워져 있던 안내판은

큰 간판이나 네온사인보다 정감있던 모습이었다

나는 그닥 그저 그랬는데, 함께 있던 HJ는

저 간판만으로도 우와우와 아주 난리였다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유료인 줄 모르고 1층의 미술관을 둘러보다가

친절한 여자 안내 안내원에게 질문을 받았다

부끄러워하며 안내원과 서로 웃으면서 매표소로 갔다

(매표소가 없고, 기념품 가게 카운터가 그 역할을 함)



우리는 예술 박물관 티켓은 사지 않고 무민 박물관 티켓만 샀다

그랬더니, 저렇게 귀여운 스티커를 어딘가에 붙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갔으나, 사진 촬영 금지!!!!

감시하는 사람은 없었으나, 지킬 건 지키자는 생각에

사진을 담지 않고 눈으로만 봤다



내겐 무민 밸리는 그렇게 막 대단한 건 아니었고

작은 인형 전시회(?)과 같은 느낌이었다

무민 드로잉 원본이 있기도 했으나, 내게는 뭐 그닥ㅋ

하지만 HJ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봤다



입간판(?)을 보면서 무민 밸리의

여운을 되뇌이고 있는 HJ



HJ는 좋아하는 무민 밸리를 잘 보기 위해

무려 안경까지 쓰고 돌아다녔다.

그런데 그 모습이 흡사 뽀로로를 닮은 듯 보인다.



발걸음이 아쉬워 무민 밸리 앞에 있는

조형물을 담아보기도 하고



거리를 담아보기도 했다

탐페레 역시 기차역 근처 번화가를 제외하고는

많은 거리에 차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간단히 정하고서는

그 곳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잠시 걸었다

아직 겨울이라 나뭇가지만 앙상한 공원

Pynike kyrkpark



우리는 공원 건너편의 버스정류장에서

피니키 공원으로 가는 25번 버스를 기다렸다

손흔들며 인사하는 듯한 HJ, 하요!



쮸~



뭐라뭐라 했더니

곰방 삐친 척



우리는 탐페레에 있는 '무민 밸리(Muumilaakso)'를 둘러봤다.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무민 밸리(Moomin Valley)'라고 찾아간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은 작았다. 기대보다 더 작았다. 심지어 건물의 1~2층은 아트 뮤지엄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무민 밸리는 지하공간 뿐이었다. 게다가 유료. 티켓은 아트 뮤지엄을 포함하거나 포함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었다. 당연히 아트 뮤지엄을 포함할 경우 더 비싸진다.


솔직히 나는 무민을 HJ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그런 캐릭터가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무민 밸리를 둘러보는 내내 일종의 작은 인형 전시회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무민을 좋아하는 HJ는 나보다는 확실히 더 들뜨고 설렌 모습이었다.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감탄사도 들을 수 있었고, 이따금씩 나를 불러서 "너무 이쁘지, 응?" 과 같은 답이 정해진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라 사진을 찍지 않았다.


무민 밸리를 가볍게 둘러본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피니키 공원으로 정했다. 무민 밸리에서 걸어 가기는 무리였고,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25번)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그곳의 작은 카페에서 먹는 도넛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니, 가서 직접 먹어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