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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강화나들길 1코스 - 심도역사문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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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나들길은 이 길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걸어보고 싶었다. 당시는 제주 올레를 비롯해 걷는 길이 우후죽순 생겨났을 때이고, 사람들에게 떠밀리면서 걷기는 싫었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걷자고 생각하고 뒤로 미뤘다. 그 후로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작년에 북한산 둘레길을 완주했고, 올해도 어딘가를 걸어보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문득 이 길이 생각났다. 서울 서쪽에 사는 나에게는 생각보다 가깝기도 했고.


그래서 강화도를 걷는 여행을 시작했다. 처음이니까 강화나들길 1코스를 걸었고,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길은 현재 개발로 인해 중간중간 안내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에 좀 많이 헤맸다. 이 부분은 나중에라도 정비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어떤 언덕에서 본 한강하류와 그 강 너머로 보이는 황해도 개풍군의 북한 땅이었다. 혼자였기 때문에 그 순간의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강화 나들길 1코스의 시작점

강화 버스 터미널

여기서 심호흡을 하고 출발했다



길을 따라 가면 현대식 상가가 있었지만

길가에 내놓고 파는 물건은 농기구들이었다



길 건너 시장통 같은 상점에

엄청나게 쌓여있던 마늘



이런 길을 얼마인가 따라갔다

시골 읍내 같은 풋풋함



국내 여행을 하다가 깨달은 게 있는데

나는 이렇게 낡은 집을 아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담을 때도 엄청 흥분해서 담았다



시골과 도시의 중간 같은 느낌

강화군청과 강화경찰서 인근이다



몰랐는데 강화산성이 있었다

강화나들길 1코스를 걷다보면 오래지 않아

이 남문을 지나게 된다

고려시대 때 쌓은 토성을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개축했지만 현재는 부분만 남아 있다고



이런 모습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제는 거의 붕괴된 마을 시스템이

잘 돌아가던 옛날에는 저 나무가 당산이었을 것이다

어르신들은 그걸 기억하고 계실 것이고

마치 내 나이 또래가 삐삐를 기억하듯



길가에 나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후로 개발로 인해 길 안내가 잘 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개선이 되면 좋겠더라



얼마 후 어여쁜 한옥 건물이 보였다

회칠을 한 흰벽이 참 예뻤다



백두산에서 100년 이상 된 적송을 가져다가

지었다는 성공회 성당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식 성당이란다



동서양의 만남이라고 해야하나

이런 건물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명이 끊기거나 겨우 남은 것 같아 아쉬웠다



내부에는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안에 계신 분에게 민폐가 될까봐 그러진 않았다



이후로 이런 현대적인 골목을

지나기도 했고



한옥이 약간 근대식으로 보수되어

남아 있는 이 골목을 지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사진 찍을 맛도 났고



강화 향교



그리고 이내 시작된 산길을 얼마인가 걸으니



강화산성의 북문인 '진송루(鎭松樓)'를 만났다

1976년에 복원 되었다고 한다



역시 우리나라의 성은 작고 소박하다

뭔가 레고로 오밀조밀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중국에서 자금성을 보고 오니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오르막길을 헉헉 오르니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되었고

성벽은 산 능선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북쪽으로 한강 하류가 보였고

그 너머로 북한 땅이 보였다. 황해도 개풍군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니, 기분이 참 묘했다



옛 성벽이 미처 복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곳을 지났다

언젠가는 복구 되겠지



마치 여기처럼 말이다



산자락을 내려와 다시 농가로 들어섰다

모내기가 끝나고 벼가 막 자라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집과

단독주택을 지으려 땅을 다져놓은 곳

(강화도에 신축 단독주택이 엄청 많아졌다)



나는 저런 옛 집을 보면

저 집과 함께 살았을 그 누군가를 상상한다

이제는 어른이 되고 남았을 꼬마와

이제는 세상에 안계실지도 모르는 부모

그들이 저 집에서 그려냈을 순간들을



'월곶돈대'

강화도는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다보니

이런 돈대를 포함해 진들이 많았다

이처럼 복구된 곳도 있지만 방치된 것도 많다고 한다



이 월곶돈대 안에는 '연미정(燕尾亭)'이 있다

고려시대에 이미 기록이 있는 곳이고

정묘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와 굴욕적인

형제관계의 강화 조약을 맺기도 했던 곳



월곶돈대에서 북쪽을 바라본 모습

한강과 임진강의 물길이 합쳐지는 곳이다

그 모습이 제비꼬리 같아서 '연미(燕尾)'라 불렸다

이렇게 보면 남과 북은 평화롭기만 하다




월곶돈대를 다시 내려와 만난 집

이제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 된다



가을 추수할 때 오면 참 멋지겠다 싶은

논자락을 뒤로 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다

군사적 요충지이다보니까 해변쪽은

전부 철책으로 이중삼중으로 둘러쳐져 있었다



이 길을 걸을 당시 6월이라 그런지

장미가 참 많이 피었었다

원래 꽃사진 안찍는데, 색이 참 예뻐서 담았다



내리막길을 따라 갔다

왼쪽에 파란 건 가뭄을 대비한 송수관이다

몇 년전에 가뭄이 너무 심했는데

그 때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다

(아닐 수도 있고)



부산 국제 영화제에 쓰인 컨테이너가

이 먼 강화도까지 와서 쉬고 있다

네 여정도 참 기구하구나



천주교 갑곶성지를 지났다

평상시 같으면 한 번 둘러봤을텐데

많이 지쳐서 탐방로를 이탈하지 않았다



현재의 강화대교가 완공되기 전에 있던

옛 다리는 송수관을 품고 있었고

자전거 길이 되었다



옛날 강화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였을 인삿말도

세월이 흐르면서 삭아가고 있었다



강화나들길 1코스의 종점이자

2코스의 시작점인 갑곶돈대에 도착했다

오랜만이라 힘든 트레킹이었다



강화나들길 1코스

심도역사문화길


여행 일자 : 2018년 6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