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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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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를 보러 부모님과 동생 가족이 놀러왔다 내 부모님은 동물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부모님과 동생네 가족이 우리 집에 놀러 오게 되었다. 토리가 중성화 수술한 지 4일째 되던 날이었다. 사실 토리를 키운 지 3개월 정도 되었지만, 부모님께는 개를 키운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간 잘 숨겨왔는데, 이 날 토리의 존재가 완전히 공개되었다. 한편, 토리는 사람을 아주 좋아한다. 낯선 사람도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인 거실에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너무 좋아했었다. 중성화 수술은 이미 다 나은 것 마냥 펄쩍펄쩍 뛰면서 아주 재미있어했다. 그나마 소기의 성과는 부모님이 토리를 싫어하지 않았다는 것 정도? 다만, 아빠는 '애를 키워야지, 무슨 개를 키우냐..' 하는 표정이었는데, 나중에 HJ와 이야기해보니, 같은 ..
중성화 수술한 다음 날, 토리 달래기 어제 토리는 중성화 수술을 했다. 생후 6개월이 되는 첫날이었다. 출근하는 발걸음도 무거웠고, 출근을 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혹여 짖거나 낑낑대진 않을지, 또는 상처 부위를 과하게 핥진 않을지, 오만가지 상상이 머릿속을 흔들어놨다. 퇴근해서 보니 다행히도 조용히, 그리고 아무 탈 없이 잘 있었던 것 같았다. 다만, 평소보다 기력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가만히 두면 멍 때리고 있어서, 저녁에 인형과 공으로 놀아줬다. 사실 이렇게 놀아주는 것은 매일 하는데, 이 날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카메라를 가져와 사진을 찍었다. 어쩌다 보니, 카메라에는 50.4가 물려 있었고, 최대 개방으로 담았다. 그러다보니까 핀이 나간 사진이 많다. 토리는 이 날 밤에 수술 부위에 있던 실을 뽑아서 먹어버렸다. 그리고 그..
그냥 토리 사진 몇 장 거실에서 오랜만에 리코 FF-3D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든 김에 토리 사진도 몇 장 찍었다. 현재까지 토리 사진 중 가장 최신 사진이다. 이제는 이리봐도 저리봐도 실버 푸들이다. 하지만 아직도 작아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너무 예뻐라 한다. 인형 같다며. 하지만 그 대신 다른 개들한테는 전혀 힘을 못쓴다.
털북숭이 아기 강아지, 토리 토리를 데려온 이후, 우리는 일상이 바뀌었다. 퇴근하자마자 토리를 산책시키고, 다녀와서는 장난감으로 놀아주기를, 매일 하고 있다. 함께 목욕도 해보고, 응가도 치워보고, 마치 어린 아기를 키우는 듯한 새로운 경험이었다. 쉽지 않고, 어렵더라. 만약 아기였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이 즈음의 토리는 털이 너무 북실북실 했다. 집에서 잘라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쫄려서 못하겠더라. 샵에 물어봤더니 예방 접종을 다 하고 오라고 해서, 그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 배냇 미용을 하지 않은, 다시 오지 않을 토리의 어린 시절이다.
집에 볕이 들던 어느 날 이날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스마트 워킹이라 불리는 재택근무를 했다. 일을 열심히 하니 목이 마르더라. 물 마시러 주방으로 가던 걸음이, 창문으로 드는 볕을 바라보느라 느려졌다. 사진 찍기에 참 예쁜 빛이라는 생각. 마침 토리가 내게 다가와 놀아달라고 했다. 잠시 카메라를 들고 일을 내려두고, 토리 사진을 담았다. 저런 눈빛을 마주하고 있으면, 너무 쉽게 마음이 약해져버린다. 그래서 인형을 가져와 터그놀이를 하며 놀았다. 토리의 최애 인형이 너무 낡아져서, 비싼 내 라이언 인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놀면서 찍으니 사진이 모두 흔들려서 정지 화면으로 연출해 찍었다. 사진은 찍었지만 토리가 재미없어 해서, 사진을 다 찍고 신나게 놀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