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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태국

태국여행 - 끄라비 고급 레스토랑 Jenna's Fine Bistro & Wine / 20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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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휴식을 취하는 날. 그래서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방으로 들어와 해가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쉬었다. 내 짧은 여행 인생 중, 여행지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괜히 초조해지고, 밖에 나가서 돌아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들었지만, HJ를 방에 혼자 두기에는 마음이 약해져서 초조함을 다스리려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새 해가 기울어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하루 정도는 분위기를 내도 될 것 같아서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마침 우리 숙소인 아오낭 빌라 리조트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 하나 있었다. 스타벅스 바로 옆 건물이었고 이름은 '예나스 파인 비스트로 앤 와인(Jenna's Fine Bistro & Wine)'.


거리를 걸으면서 살펴보니, 다른 로컬 음식점들은 상당 부분 테이블이 차 있었다. 그러나 이 레스토랑에는 딱 한 테이블만 있더라. 그냥 흘겨봐도 인테리어가 매우 고급스러워서, 이 레스토랑을 그대로 청담이나 신사동에 가져다놔도 수준이 떨어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인테리어만으로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레스토랑이라 짐작했고, 실제로도 매우 비싸서, 칵테일 두 잔과 음식 두 개에 1,220바트. 우리나라 돈으로 약 4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었다.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편이지만, 분위기가 매우 좋아서 신혼여행이나 커플들이라면 가봐도 좋을 것 같다. 그리 음식 맛도 수준급이었다.



테이블은 실내와 야외에 있었다

그냥 봐도 너무 고급스러워보여서 태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고급 레스토랑 느낌



우리는 야외 테이블에 앉았는데

조금만 더 어두워지면 저 초가

좋은 분위기를 내줄 것 같았다



태국이라기엔 범상치 않은 인테리어

사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급의

레스토랑에 간 적이 없어서..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실내로 들어가

벽에 있는 와인을 사진에 담았다

인테리어 때문인지, 되게 비싸보였다



Jenna's Fine Bistro & Wine 의 실내

왼쪽의 둥근 부분이 주방이다

여직원이 나오다가 카메라를 보고는

뒤로 쏙 숨었더라는



테이블에 앉아 찍은 사진을 감상하는 HJ



내가 시켰던 블러드매리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블러드매리를 언급하는 부분이 문득 생각나

그래서 시켰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더라

그리고 블러드매리가 해장술인지는 미처 몰랐다



HJ가 시켰던 모히또

내가 여태 마셔본 모히또 중 제일 맛있었음

시럽이 아니라 진짜 재료가 들어감



이 음식은 파스타

어떤 파스타인지는 기억이 안난다

근데 참 맛있게 먹었다



로스트 치킨과 같은 음식을 시켰더랬다

으깬 감자와 소스에 버무려진 버섯과 함께 나왔는데

이 음식도 엄청 맛나게 먹었다

양이 적어보이는 것은 착시효과



저녁을 먹었다. 향신료가 강한 태국음식을 먹다가 파스타 등의 음식을 먹으니까 되게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참 맛있게 먹었고, 레스토랑의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오늘 낮에 야외 수영장에서 했던 물놀이, 강한 햇빛 아래에서 놀다가 벌겋게 익어버린 피부의 상태가 매우 많이 안좋아졌다. 그래서 알로에 베라 맛사지를 받기로 하고 예전에 받은 전단지를 살펴봤으나, 아쉽게도 우리가 애용했던 '카오홈 마사지 앤 살롱'에는 없더라. 그래서 걸어다니면서 다른 마사지 샵을 찾아다녔다.


결국 우리는 근처에 있던 '푸 바디 스크럽 앤 마사지 (Pu Body Scrub & Massage)' 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나는 알로에 베라를, HJ는 발 맛사지를. 남자 마사지사가 피부를 강하게 밀어대어 좀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알로에 베라 크림이 피부에 닿을 때는 엄청 시원하고 좋았다.


마사지가 끝난 후,밝은 곳에 있는 의자에 HJ와 함께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HJ를 마사지 했던 아주머니가 내 앞에서 화들짝 놀라며, 태국어로 뭐라뭐라 하시면서 황급히 안으로 들어가셨다. 잠시 후, 흰 크림을 한 손 가득히 들고 오시더니, 벌겋게 익어버린 내 허벅지와 종아리에 엄청 발라주셨다. 나는 몸통도 발라달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으나, 양심 상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그런 내게 아주머니가 물었다.


"Where did you go?!"


순간적으로 엄마한테 혼나는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S.. swimming pool.."


이라고 대답했더니, 어린 아이 혼내는 말투로 뭐라뭐라 말씀하셨다. 내심 추가로 돈을 달라고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1시간 반 후에 샤워를 하라는 말 뿐이었다. 너무나도 고마웠다. (HJ 말로는 다른 외국인에게는 그 크림을 팔려고 했었댄다. 그런데 나한테는 그냥 발라준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