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3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여행 - 두브로브니크의 밤거리를 거닐다 / 2013.09.19

반응형

케이블카 앞에서 자그레브로 떠나는 친구들을 배웅하고 성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잠시 숨을 골랐다가, 밤거리를 걸어보기로 했다. 밤의 두브로브니크는 너무 아름다워서 크게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처음에는 내항(Inner Port) 근처의 방파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조금 으슥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나 외에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저 안쪽에서 이쪽으로 걸어나오는 커플들이 있어서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불길한 기운은 있었으니.



두브로브니크 내항에서 방파제로 걸어가는 길

솔직히 으슥하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걸어나오는 것을 봐서는 괜찮을 것 같았다



이 곳은 낮에도 아름다웠지만

밤이 되니 또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여긴, 방파제로 가는 마지막 커브다

방파제에 도착한 내가 본 것 중, 가장 서러웠던 건

어둠을 틈타 키스를 하던 수많은 커플들

깜깜한 밤바다도 울고, 나도 울고



방파제의 으슥함이 그런 용도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

시린 가슴을 부여잡고 다시 큰 길로 나왔다

낮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밤의 두브로브니크는 참 아름다웠다

건물마다 달려있는 호롱불 같은 가로등의 불빛이

반짝반짝한 대리석 바닥에 반사되어 만들어내는 풍경



밤의 스폰자 궁전



안에 뭔가 전시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살짝 들어가봤다

크로아티아 독립전쟁 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전시였다

사진 속 얼굴 사진이 전쟁 중 희생된 사람들이었다



밤의 스트라둔(Stradun : 이 거리의 이름)은 매우 활기찼다

불야성이라는 단어가 딱 알맞겠다, 싶었다

낮도 그러하지만, 이 곳은 밤도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몰랐는데, 두브로브니크 카드가 있더라

버스패스와 관광지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음

일정이나 여정에 따라 이걸 사는 게 이득일 수도



필레 게이트 밖으로 걸어나와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이 날 따라, 달과 하늘도 너무 예뻤다

달이 인공조명처럼 밝게 빛나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성문 밖에는 VIP가 오는지 경찰들이 엄청 깔려 있었고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성 안으로 들어와

큰 오노프리오스 샘을 지났고



어딘가로 향하다가 계단이 보여

그리로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예쁘다, 라는 생각으로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플로체 게이트를 향해 걸었다

내항의 모습이 보여, 다시 담아봤다

다시봐도 감탄 밖에 안나오는 풍경



그리고는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 했다



오늘 저녁까지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앞으로의 이틀은 예전처럼 혼자 여행해야 한다. 두브로브니크는 둘러볼만큼 둘러봤으니, 내일은 로크룸섬에 가볼까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여행사를 통해 투어를 다녀오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오늘은 돌아다니기도 많이 돌아다녔고, 먹기도 많이 먹어서 피곤했던 하루. 대강 정리하고 일찍 잠들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