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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코레조(Correggio)의 성모승천이 있던 파르마 대성당(Duomo di Parma) 내부 / 20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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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부터 호텔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조금 일찍 파르마에 도착한 우리는 짐을 맡기고 2시까지 파르마를 둘러보다가, 시간 맞춰 호텔로 향했다. 바깥은 정말 살인적으로 더웠고, 땀도 많이 나서 샤워를 하고 좀 쉬고 싶었다. 그리고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1시간 반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몸을 이끌고,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이상했다. 아까보다 사람도 많아지고, 문을 연 상점도 많아졌다. 이제야 뭔가 사람이 사는 도시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에스타인가 싶었다. 그렇다면 아까 문을 닫았던 대성당도 문을 다시 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필로타 궁전 앞에 있는 거대한 잔디밭을 마주하고 있는 젤라또 가게에서 젤라또를 하나 사먹으면서 대성당 쪽으로 움직였다. 대성당 외부 사진은 아까 많이 보고 찍어서(http://lifephobia.tistory.com/432), 성당 내부 사진만 담았다.



불과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뿐인데

거리의 모습은 많이 달아져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져 있었고 상점도 문을 열었다



도시가 아까와는 다르게 활기차져서

혹시나 싶어서 파르마 대성당쪽으로 가보니

사람들도 많고, 성당도 열려 있었다!



몇 번이나 보는 이 세례당도 마찬가지였다

그제서야 아까 유령도시 같았던 게

씨에스타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파르마 대성당 입구에서 바라본 사례당

아까 못들어간 성당을 이제야 들어가려 하니

신나고 마음이 두근거렸다



파르마 대성당의 네이브(Nave)

겉모습은 후줄근했어도, 이 안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기둥을 제외한 모든 벽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게 특이했다



그림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그 안의 내용도 보면 좋았겠지만

여행은 항상 시간에 쫒긴다



십자형 성당의 가로와 세로가 만나는 트렌셉트

이 부분은 1100년대에 만들어진 원형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승천하는 듯한 벽화로, 극적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



여러 성당을 다녀봤는데

이렇게 벽화가 많은 성당은 처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복잡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파르마 대성당의 네이브(Nave)

출입구가 있는 방향임



파르마 대성당의 쿠폴라 내부인데

유명한 화가 코레조(Correggio)의 1500년대 작품이다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구도로 벽화가 그려졌는데

성모 마리아가 승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양식이 미술사에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라고 함



대성당이 있는 이 공간은 1천 년 이상 성당으로 있었다

11세기에 큰 지진으로 키해가 컸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피해가 크지 않아 복구되었다고 한다

부분적이지만 1천 년의 건물이다



천장이 참으로 정교했다

실제로는 'X'자 모양만 존재할 뿐인데

그림으로 마치 천장 전체가 조각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트렌셉트에서 바라본 네이브(Nave)

파르마 대성당(Duomo di Parma)



아마도 좌측 트렌셉트



대성당의 반지하 층에서는

기도하러 온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었다

나는 관광객이라 유리창 너머로 사진만 담았다



성당의 모습을 담고 있는 HJ

이렇게 예술품을 보고 느끼는 활동이

간접적으로나마 업무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제 살살 나가봐야 할 시간



아쉬운 마음에 몇 장의 사진을 더 담고

파르마 대성당을 나왔다



시에스타가 끝났어도 날이 더운 건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유럽에 있는 대성당들은 안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시원한데, 이 파르마 대성당도 그러하였다. 그리고 성당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네이브(Nave) 상단에 벽화가 가득한 모습이, 성당이 가지고 있어야 할 장엄함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았다. 다만, 어떻게 보면 너무 산만하거나 복잡하다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기도 했다.


이 성당은 거의 1천 년 된 건물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시대 초창기에 만들어진 건물이 현재까지 매우 뛰어난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 1천 년 전에 돌로 이런 건물을 올릴 수 있었던 이들의 기술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역사적 부러움을 느낄 때마다 우리나라의 건축이 목조 건축물 중심으로 발달된 게 너무 아쉽기만 하다.


한편, 상당 수의 내부 장식은 1400년대 이후에 작업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한 사람들의 세세한 정보가 잘 기록되어 있어서, 어떤 부분의 내부 장식을 누가 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쿠폴라 내부의 성모승천 그림을 그린 코레조도 아마 그런 기록에서 찾아내지 않았을까 싶다.


끝으로, 파르마 대성당의 종탑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대칭되는 위치에 하나가 더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종탑을 추가로 지어올리는 공사는 1천 년 동안 시도된 적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