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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친퀘테레 네번째 마을 베르나차(Vernazza), 그리고 피제리아 추천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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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에서 '베르나차(Vernazza)'까지 약 2시간에 걸친 트래킹을 마쳤다. 만족감과 끝까지 완주했다는 성취감에 차 있던 나였지만, 몸은 많이 지쳐 있었다. 특히 날이 너무 더웠고, 땀이 끝없이 계속 나던 게 나를 더 힘들게 했다. 그나마 베르나차에 도착해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니, 그나마 시원했다. 좌우에 높게 솟은 건물의 벽 때문인것 같았는데, 나름 이 지역 사람들의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래킹을 끝내고 베르나차의 골목을 걸었다

큰 골목으로 나가는 길을 찾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음



약간의 여유를 찾은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몇 장 담았다

골목이 묘한 매력이 있어서

인물사진의 배경으로 예쁠 것 같았다



이 거리가 베르나차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이다

약 200미터 정도 되는 짧은 길인데

61번 지방도로의 연장이라 따로 길 이름이 없는 듯

Strada Provinciale 61



우리는 해변으로 다가갔다

샌들을 신은 HJ가 바닷물에 발을 적시려 했다

그런데 나는 이 때 잠시 핑~ 어지러웠음



운동화를 신은 나는 바닷물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HJ의 사진을 찍어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골목에서 해변으로 나오니

다시 엄청난 더위가 덮쳤다



내게 발로 물을 차 보내는 HJ

작년에 같이 여행했던 끄라비에서도 담은

이와 비슷한 사진이 있다



베르나차의 해변에서 담은 포도밭이 가득한 산

그러나 이 사진을 담은 직후, 너무 어지러워서

여기 더 있으면 쓰러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한 번 '핑~' 하면서 살짝 어지러웠다. 그냥 일시적으로 그런 것이려니 하면서 사뿐히 무시했다. 그런데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핑~' 했는데, 이번에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할 정도의 세기였다. 정신을 추스려보니, 내 눈이 본능적으로 가장 가까운 그늘을 찾고 있었다. 이대로 있으면 금방 쓰러질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베르나차 해변 근처에는 그늘이 없었다. 그러나 해변 뒤 쪽에 있는 산 마르게리타 성당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저 안은 그늘이고 시원하겠다는 생각에 몸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해변에는 HJ가 바닷물에 발장난을 하고 있었으나, 그대로 놔두고 성당으로 움직였다. 곧 쓰러질 것만 같아서 다급했다. 그래도 HJ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려고 손가락으로 나를 몇 번 가리키고, 성당을 콕콕 찌르면서 걸음을 옮겼다.


성당 입구에 이르렀는데, 입구가 바로 계단으로 이어져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야 성당 내부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속으로 온갖 쌍욕을 하면서 계단을 올랐다. 어느 순간, 숨을 얕게 쉬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서는 , 심호흡을 몇 번 했다. 그리고는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예배용 의자에 털썩 앉았다. 백팩을 내려놓고, 물을 꺼내어 마셨다. 성당 안이라 시원할 줄 알았는데, 더웠다. 팔과 다리를 벌려서 내 몸의 열이 최대한 식게 했다. 손에 물을 약간 덜어내어 목 뒤를 축였다. 그리고 심호흡을 계속했다.


잠시 그렇게 있으니 HJ가 올라왔다. 그리고 몸이 안좋다고 설명한 뒤 같이 예배용 의자에 앉아 좀 오래 쉬었다.



산 마르게리타 성당의 내부 모습

마치 에딘버러 마냥 까만 돌이 인상적이고

소박하다는 걸 정신을 차리고나서 알게 되었다



저 천장의 나무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모습에서는

뭔가 한옥스럽다는 느낌도 살짝 들었다



이 자리는 11세기부터 성당이 존재해왔으나

이 건물을 170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 한다

특히, 저 종탑은 1970년대 쯤 세워졌다고 함



어디서 식사를 할 지 길을 왔다갔다 하며

탐색을 하다가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물을 한 병 시켜서 마시니 너무 좋았다



우리는 베르나차의 가장 번화한 거리에 있는

한 피제리아에 앉았는데, 그 맞은편에

꼬마들이 나란히 앉아 피자를 먹고 있었음

너무 귀여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더라는



피자먹는 꼬마들을 보고 있는 HJ



음식을 기다리는 모습에 설레임이 묻어난다

우리는 배가 상당히 고팠으니까



내가 시켰던 살라미 피자

지난 파르마 때부터 살라미에 푹 빠져 있어서리



HJ가 시켰던 피자인데

이름이 뭔지 기억이 안난다



이 곳의 피자는 생각보다 크지 않고

도우도 얇은 편이라서

1인 1피자가 가능할 정도였다

그리고 상당히 맛있게 먹었음



이 피제리아의 이름은

'프라텔리 바쏘(Pizzeria Fratelli Basso)'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어서 추천할 만한 곳

한편, HJ는 먹는 양이 적어서 피자를 남겼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애들이 달라고 해서 줬다



그리고 디저트로

달달한 젤라또를 먹었다



이건 이 가게에서 먹었다

'젤라테리아 베르나차(Gelateria Vernazza)'



그리고 아쉬운 마음에 방파제로 향했다

방파제만 둘러보고 이동할 생각이었다



방파제로 가는 길에 담아본

베르나차의 모습



이 쪽은 친퀘테레를 오가는 정박하는 곳이라서

배에서 내리는 사람, 배를 타는 사람

물놀이 하려는 사람, 그냥 구경하는 사람들이

한 데 엉켜 굉장히 붐볐다



HJ



방파제에서 담은 베르나치의 모습

이 작은 마을이 어찌나 예쁘던지

건물을 새로 올리지 않고

네온사인이 없는 게 그 비결 같았다



이제 살살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언제 또 올 수 있으려나, 싶은 생각도 들고



방파제 한 켠에는 옛날에 쓰이던 요새 같은 게 있었다

지금은 카페로 쓰이는 것처럼 보여서

굳이 올라가보지는 않았다

저 벽 자체는 1400년 대에 만들어졌다고 함



기차역으로 되돌아가는 길인데

아이들이 엄청 시끄럽게 떠들고 웃으며 놀고 있길래

나도 덩달아 즐거워져서 한 컷 담아봤다



우리는 베르나차 해변 뒤에 있는

작은 광장을 지나



해변에서 약 200미터 정도 떨어진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친퀘테레의 네번째 마을인 이 '베르나차(Vernazza)'는 원래는 이탈리아 귀족의 해군 기지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서기 1천 년 경, 해적을 방어하기 위해 함선을 비롯한 해군이 이 곳에 주둔해 있었는데, 그게 마을로 발전한 형태가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 한 때는 잘 나가기도 했고, 제노바와 같은 도시 국가에 눌려 힘든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1800년대에 와인 생산지로 명성을 떨침과 동시에 철도가 놓이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갖춰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친퀘테레의 다른 마을처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지금도 기차역에서 해변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작은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