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

(702)
6.25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멈춰버린 곳 - 철원 감리교회 & 노동당사 / 2005.03.18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돈으로 카메라를 산 이후, 혼자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서쪽에 있는 무의도와 실미도를 걸으면서 여행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기 시작했고, 동쪽 끝에 있는 화진포에서는 너무나도 황홀한 힐링타임을 가졌었다. 그리고나서 남쪽으로 내려갈지, 아니면 북쪽으로 올라갈지 고민하다가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목적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내 여행 스타일은 당일로 치고 빠지기. 차가 없었던 나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그래서 보통 한 두 곳만 보고 올 수 밖에 없었다. 이 때에도 철원에 있는 포석정 등 여려 명소와 노동당사를 두고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노동당사를 택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교과서에서 봤었던 노동당사.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 건..
상상력을 마구 꿈틀대게 하던 마법의 공간 - 팀버튼전시회 / 2013.02.17 사실, 팀버튼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내게 큰 의미가 있던 건 아니었다. 아주 오래 전에 봤던 가위손의 감독 정도다. 물론 몇 개의 작품 이름을 더 알고 있지만, 그 영화를 아주 인상 깊게 봤다던가, 그의 빅 팬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왜 가고 싶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의 기괴한 그림이 전시된 모습을 보기도 했고, 내가 현대카드 회원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 전시회가 대기표를 나눠줄 정도로 성황이라는 소문에 한 번 가보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고,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내가 왜 이 전시회를 보고 싶어했을까? 지나간 시간의 어느 지점부터 보고 싶어했을까?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이미 전시를 보..
세상에서 가장 조용했던 겨울바다 - 화진포 해수욕장 / 2004.12.19 오래 전 여행을 되돌아보는 일은 마치 낡은 앨범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여행은 2004년에 다녀온 여행으로 햇수로는 벌써 9년 전의 일이다. 아직도 그 당시의 기억 중 일부가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새삼스레 믿기지가 않는다. 갑자기 시간의 힘 앞에서 갑자기 겸손해져서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어떻게 지내왔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내가 신기하다. 새벽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새벽 차를 탔었다. 아마 간성으로 가는 차였을 거다. 새벽의 어스름이 깔리기도 전인 깜깜한 밤에 집을 나와 헐레벌떡 뛰어가서 겨우 차를 탔던 기억이 있다. 그 차에는 나와 어떤 아저씨, 단 두 명의 승객이 있었다. 미리 알아봤던 소요시간은 약 4시간 남짓. 나는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9년 전, 지난 여행을 돌아보다 - 무의도&실미도 / 2004.05.30 2004년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받은 월급으로 디카를 샀었다. 그리고는 혼자서 카메라를 가지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 갔던 곳은 오이도. 하지만 즐비한 상가와 횟집에 실망만해서 돌아왔었던 기억이 있다. 나름 큰 맘 먹고 갔던 여행이기에 여기저기 카메라로 사진을 담았지만, 카메라를 산지 얼마되지 않아 서투른 조작법에 사진 또한 엉망이었던 여행. 물론, 어디론가 떠난다는 설레임과 그 느낌 자체는 너무 좋았다. 그 다음에 간 곳이 무의도/실미도였고, 최종목적지는 실미도였다. 하지만 물때가 안맞아서 실미도엔 들어가지 못하고 무의도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혼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던 첫 여행. 어찌보면 9년이 지난 지금도 내 여행 스타일은 별로 달라진 게 없구나. 혼자서, 카메..
일직선인 처마가 일본을 떠오르게 하는 절 - 동국사 / 2012.10.02 신흥동 일본식 가옥(히로쓰 가옥)을 나와 동국사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오래 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다리가 조금 아팠지만, 차를 저 멀리 이마트에 두고 왔으니, 걸었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에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이 있었다. 카메라를 내게 건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둘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주었다. 그런데 그들도 나와 비슷한 타이밍에 동국사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동국사로 향하는 길을 한 아이가 나와 비슷한 페이스로 걷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 아이가 없었다. 별 생각없이 '그러는가 보다' 싶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서 뒤를 돌아보니, 다른 한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 아이 곁에 제법 큰 강아지 한마리가 함께 있었다. 그 아이가 강아지를 돌아보며 손사래를..
주인은 가고 덩그러이 남은 빈 집 - 히로쓰 가옥(신흥동 일본식 가옥) / 2012.10.02 '구 군산세관'을 떠나 '히로쓰 가옥'으로 향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도 앱에서 아무리 히로쓰 가옥으로 검색해도 나오는 게 없어서 블로그 검색으로 전환! 여러 개의 블로그를 들어갔다 나왔다 한 끝에, 겨우 주소를 찾았다. 항상 여행을 하면 관공서나 인포메이션에서 지도를 하나씩 챙기는데, 이번은 왜 빼먹은 건지. 여튼 길 한가운데에서 인터넷 한다고 애먹었다. 히로쓰 가옥 / 신흥동 일본식 가옥 주소 : 전북 군산시 신흥동 58-2 번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고, 걸으면서 동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걸어가다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들 세 명을 보고서는, '딱 봐도 여행온 거 같으니, 저들을 따라가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에 거리를 두고 살짝 따라가다가 이상한 곳을 먼저 들리게 되었다. '구 조..
벨기에산 붉은 벽돌이 아름다운 건물 - 구 군산세관 / 2012.10.02 블로그나 여행카페에서 사진으로 봤었던 구 군산세관의 건물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붉은 벽돌이 너무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지붕과 다른 부분은 지난 세월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복원을 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건물. 그래서 좋았고, 이번 여행 중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이 건물을 실제로 보고 오는 것이기도 했다. 구 군산세관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두 곳이 가까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울 줄은 몰라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뭔가 볼 것이 많을 것같은 큰 기대와는 달리, 건물 외형이 볼거리의 전부이더라. 한 바퀴 둘러보는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시간은 많이 소요되지 않았으니까. 마침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보고 나온 게 다행..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경주양동마을 / 2012.12.15 자주가는 여행카페에서 최근에 많이 보이던 여행지가 여기 '양동마을'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면 너무 예쁜데, '경주'에 위치해 있어서 당일로 다녀오기에는 조금 부담되던 것이 사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국 다녀와버렸다. 원래는 KTX를 타고 1박을 하고 싶었지만, KTX 표도 없었고 회사 일도 늦게 끝나서 결국엔 차를 가지고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집에서는 편도 5시간이 걸리는 장거리였다. 계산상으로는 이동시간만 왕복 10시간이 소요되는 다소 황당한 여행이지만, 막상 가서는 너무나도 만족했다. 예전에 외암민속마을에 가서 그 풍경에 감탄한 적이 있는데, 여기는 외암민속마을을 잊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한국적인 곳이었다. 이슬비를 맞으며, 살짝 낀 안개를 헤치면서 조용히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