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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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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 황제가 사랑했던 스플리트(Split) 2부 / 2013.09.15 스플리트(Split)는 자다르(Zadar)보다 큰 도시이다. 그러나 두 도시 모두 여행을 해보니, 스플리트가 크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도시 자체는 스플리트가 크지만,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곳은 디오클레티안 궁전 정도. 반면에 자다르는 올드타운 전체가 관광지이기 때문에, 관광객인 내가 느끼는 두 도시의 체감 크기는 비슷했다. 스플리트에서 볼만한 곳은 다 둘러보았기에,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걷다보니 갔던 곳이 또 나왔지만 뭐 어떠랴. 다시 걷고, 다시 보고,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 디오클레티안 궁전의 동문인 '은의 문(Silver Gate)' 남아 있는 상태가 썩 좋아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아있는 그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 오랜 세월을 사진 속 중앙의 각진 건물이..
크로아티아 여행 -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스플리트(Split) 1부 / 2013.09.15 아침에 일찍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겼다.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난 셈이었는데, 샤워를 하고 나오니 다른 방에서 여자 두 명이 일어나 짐을 챙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호스텔에서 내가 유일한 동양인인 줄 알았는데, 어제 못봤던 중국이나 태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 여자가 한 명 더 있었다. 아직 자는 친구들을 깨울까봐 짐을 하나씩 들고 밖으로 나와 정리를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사진을 한 장 담았다. 자다르 호스텔 'The Drunken Monkey Hostel' 왼쪽의 열린 창문은 좁은 주방이 있는 곳이고 저 아래 정면은 데스크, 오른쪽은 바(Bar), 왼쪽은 숙소이다 짐을 한참 챙기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길래 보니, 남자들 몇 명이서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여기에 숙박하는 사람이면 비밀번..
크로아티아 여행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의 자다르(Zadar) / 2013.09.14 아까부터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던 비. 바닷가 항구에 도착했을 때 부터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쏴아아 소리를 내며 쏟아지기 시작했다. 근처에 카페라도 있으면 들어가서 비를 피하고 싶었건만. 아무런 건물이 없어, 일단 나무 아래로 몸을 숨겼다. 그러다가 조금 전 내가 지나온 길에 지붕이 있던 걸 생각해내고 그리로 달려갔다. 비는 한 시간 반 정도 내렸다. 숙소(Drunken Monkey Hostel)에 돌아갈까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걸어서 25분이 넘는 거리를 비를 맞으며 가기는 싫었다. 아마 집에 가는 거라면, 맞고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는 크로아티아고, 집이 아니라 호스텔이었으니까. 비가 그치길 바라는 마음이 하늘에 통했는지, 점점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이윽고 비를 맞으면서도 돌아다..
크로아티아 여행 - 자그레브(Zagreb)에서 플리트비체(Plitvice) 가는 길 / 2013.09.13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잠은 푹 잘 줄 알았는데 추워서 중간에 몇 번인가 깼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샤워를 한 다음 짐을 챙겼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룸메이트가 불편해 할까봐, 짐을 적당히 꾸린 후에 거실로 들고가서 마무리 패킹을 했다. 카운터에는 어제 봤던 남자 스태프가 아닌, 처음보는 여자 스태프가 있었다. "혹시, 카운터를 24시간 운영하나요?" "그건 아닌데, 왜 그러세요? "여행을 갔다가 자그레브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데, 비행기 도착시간이 24:30이라 혹시나 해서요." "아, 원래는 아닌데, 확정되면 전화를 한 번 주세요. 저희가 나와 있을게요." 나중에 두브로브니크에서 자그레브로 올라와서 묵을 숙소 때문에, 여기에 예약을 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시간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예약을 하진 못했..
크로아티아 여행 - 자그레브(Zagreb) 둘러보기 1편 / 2013.09.12 숙소에서 나와 2번 트램을 탔다. 세 정거장을 지나니 다시 버스 터미널로 되돌아 왔고, 스텝 아저씨가 알려준대로 거기서 세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렸다. 창 밖으로 보기에 큰 광장이 있고, 사람이 무척이나 많아서 순간적으로 옐라치치 광장에 온 줄 착각했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니, 기차역(Glavni Kolodror)이 있었다. 내가 내린 곳은 옐라치치 광장의 남쪽에 있는 토미슬라브 광장(Trg. Kralja Tomislavia)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여행을 제대로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사람들을 구경하고, 사진을 담으면서 반 옐라치치 광장으로 걸었다. 2번 트램을 타고서는 자그레브 기차역 앞에 내렸다여기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오가는 트램도 매우 많았다날씨가 흐려서 비가 올 것도 같았는..
타조와 양이 살던 하얗게 눈덮힌 세상 - 삼양목장 / 2013.01.19 언젠가 동생이 양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사진 사이트에서 많이 봐왔던 사진과 비슷한 이미지. 삼양목장이었다. 사진 사이트의 사진이 참 예뻤던 게 기억났다. 나도 한 번은 가보고 싶어했었던 게 어느새 색이 바래버린 기억이 되어 색이 잊혀졌구나. 시나브로 일상에 묻혀버린 오래된 기억이 켜켜이 쌓인 시간을 비집고 나왔다. 사실 거리도 멀고, 유명한 데이트 장소라 혼자 여행하기도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막상 가서는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가서는 겨울 풍경을 원없이 구경하고 왔다. 여름은 또 다른 느낌이라던데, 기회가 되면 여름에도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여름에는 버스가 다닌다고 들었는데, 그 버스는 여름에만 운행하고,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꼭대기까지 도보로 걸어서 올..
벚꽃 잎이 흩뿌려진듯한 예쁜 바닷가 -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 / 2013.04.13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차를 돌렸다. 다른 곳으로 가야했지만, 막상 갈만한 곳이 없었다. 혼자 여행와서 음식점에 들어가기도 좀 뻘줌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직 나는 여행 초보인가봐. 목적지를 잃으니 방황하게 되더라. 순간적으로 이 취미도 바꿔야할 때가 왔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금방 갈 수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는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이쪽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주차장에 차도, 그리고 그 차를 타고 온 관광객도 약간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이 더 크고 더 유명한 곳인 줄 알았던 나는 조금 의아했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해변을 향해 자박자박 걸..
서울에서 가까운 조용한 바다 산책 -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 / 2013.04.13 집에 있기가 너무 답답했었다. 회사일은 힘들기만 하고, 쉬는 날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몰래 반짝 치고 빠질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너무 멀리까지 내려가면 피곤할 것만 같아서 너무 멀지 않은 적당한 곳을 찾았었고,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게 영흥도였다. 대부도 인근이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매력적으로 보였다. 사실, 가기 전에 이것처것 찾아보고 갔었는데, 크게 볼만한 것이 없다는 게 흠이었다. '만약 볼 게 없다면, 바닷가를 걸으면 되지' 라는 생각과 안가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에둘러 달래면서 차를 돌려 향했다. 이 날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었다. 햇살은 봄이 다가오는 중이라 따스한 편이었지만, 바람의 세기가 어마어마했다. 바닷가 인근에 있는 주차장에 서 있었는데도 바람이 부웅부웅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