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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여행 - 인천(ICN)에서 홍콩(HKG)을 거쳐 오클랜드(AKL)로 / 2012.09.01 인천공항에서 함께 가기로 한 두 명의 동행을 만났다. 그래도 내가 여행을 간다는 게, 뉴질랜드를 간다는 게 실감나질 않았다. 마이피플 창에서는 짐을 조금씩만 가져오자고 말했던 사람들이었는데, 막상 공항에서 만나보니 짐이 많았다. 45리터 가방 하나와 카메라 가방 뿐인 내 짐을 보곤, '이걸로 되겠어?' 라며 그들이 내게 물었다 우리는 모여서 데이터 무제한 로밍을 걸어 놓고서는, 각자 거래하는 은행으로 흩어져 환전을 했다. 난, 뉴질랜드 달러와 홍콩 달러를 포함하여, 우리나라 돈으로 30만원 정도만 환전했다. 해외에서 결제되는 체크 카드가 있어서, 현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현장에서 해당 국가 현금으로 뽑아 쓸 계획이었다. 처음 타보는 케세이 퍼시픽. 사실 항공사는 무늬만 다를 뿐, 서비스나 여행 자체는 항공..
신경숙 -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언젠가 친구에게 나에 대해 물어본 기억이 있다, 이를 테면 성격이라든가, 외모 같은 것들을. 토막난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 당시에는, 말하기를 주저하던 친구와 그와는 반대로 대답을 재촉하던 내가 있었다. 혹시라도 '나 자신이 모르는 내가 있는지' 친구의 대답을 귀 기울여 들었던 나.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 같은데도 왠지 모를 힘에 이끌려 친구를 닥달했었던 것 같다. 그 때, 무슨 대답을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 당시의 난, 남이 보는 나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조금 씁쓸해지는 순간이었지만, 그로 인해 조금 성숙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
타조와 양이 살던 하얗게 눈덮힌 세상 - 삼양목장 / 2013.01.19 언젠가 동생이 양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사진 사이트에서 많이 봐왔던 사진과 비슷한 이미지. 삼양목장이었다. 사진 사이트의 사진이 참 예뻤던 게 기억났다. 나도 한 번은 가보고 싶어했었던 게 어느새 색이 바래버린 기억이 되어 색이 잊혀졌구나. 시나브로 일상에 묻혀버린 오래된 기억이 켜켜이 쌓인 시간을 비집고 나왔다. 사실 거리도 멀고, 유명한 데이트 장소라 혼자 여행하기도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막상 가서는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가서는 겨울 풍경을 원없이 구경하고 왔다. 여름은 또 다른 느낌이라던데, 기회가 되면 여름에도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여름에는 버스가 다닌다고 들었는데, 그 버스는 여름에만 운행하고,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꼭대기까지 도보로 걸어서 올..
일회용 콘택트 렌즈 온라인 판매/구입은 불법 일회용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으로 사려고 돌아다녔는데, 이상하게도 단 한 군데도 파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알아보니 온라인에서 콘택트 렌즈를 파는 건 불법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팔았었는데, 2012년 부터 법이 바뀌었다고... 어쩔 수 없이 안경점에 가서 사야겠다. 저처럼 온라인으로 렌즈 구입하시려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전통과 현재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곳 - 북촌한옥마을 / 2013.05.17 원래는 전주를 가고자 했다. 차를 끌고 가려다가 장거리 운전이 피곤하기도 하고, 분명히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았다. 그래서 여행하는 기분도 낼 겸, 부랴부랴 KTX를 검색해보니, 오전 시간에는 전부 매진. 그래서 버스를 검색해보니 버스도 거의 매진이었다. 그제서야, 연휴라는 것이 실감났다. 그리고 대이동이 일어나겠구나, 싶은 직감. 잠자리에 들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난다면, 차를 끌고 전주에 가리라고 마음 먹고 잤다. 그러나 눈 떠보니, 6시.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이것저것하다가 오늘은 반드시 사진 찍으러 나가리라고 마음먹고 인터넷을 찾아 마침내 정한 곳이 '북촌한옥마을'이었다. 회사 근처이니 지리도 익숙하고. 사실, 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사진을 찍은지 제법 오래 되었으니 서울을 담아도 ..
벚꽃 잎이 흩뿌려진듯한 예쁜 바닷가 -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 / 2013.04.13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차를 돌렸다. 다른 곳으로 가야했지만, 막상 갈만한 곳이 없었다. 혼자 여행와서 음식점에 들어가기도 좀 뻘줌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직 나는 여행 초보인가봐. 목적지를 잃으니 방황하게 되더라. 순간적으로 이 취미도 바꿔야할 때가 왔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금방 갈 수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는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이쪽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주차장에 차도, 그리고 그 차를 타고 온 관광객도 약간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이 더 크고 더 유명한 곳인 줄 알았던 나는 조금 의아했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해변을 향해 자박자박 걸..
Skidrow - Monkey Business 한 시대를 풍비했던 밴드 중 하나인 Skid Row 의 1991년 작 Slave To The Grind 에 첫 트랙으로 수록된 곳이다. 아주 오랜만에 이 친구들의 베스트 앨범을 듣다가 바하의 몰아치는 목소리에 문득 꽂혀버렸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 김에 가사를 가져와 해석해봤는데, 매우 어렵다. 내가 원어민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어를 아주 잘 하는 것도 아니라서, 이해에 한계가 있다. 'Monkey Business' 는 '술이나 마약처럼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파는 장사' 또는 '얼간이를 대상으로 장난삼아 하는 장사' 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확실하지는 않다. 더구나 가사 중간중간에 있는 은유적인 부분(Cartoon Killer, Kangaroo Lady, Blin..
어니스트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고전이란, 누구나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책을 읽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작품' 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마따나 작가도 내용도 더 이상의 소개가 필요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 번이나마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책을 잡았다. '작고 낡은 조각배와 그 옆에 붙어 있던, 배보다 더 큰 물고기의 하얀 뼈'의 이미지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무리 되뇌여봐도 언제 어디서 그런 이미지를 기억으로 가지게 되었는지는 아리송했다. 그러다가 노인이 큰 물고기에게 끌려가는 장면을 읽어 내려가면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시절에 TV에서 봤던 수많은 화면 중에서 정지된 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썰물에 드러나는 암초처럼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그 존재조차 몰랐던 기억. '..